예비창업패키지에 지원하면서 느낀 것들 | 퀘스트에 참여하세요

예비창업패키지에 지원하면서 느낀 것들
인사이트/로그전체 대상

예비창업패키지에 지원하면서 느낀 것들

#2025예창패 #여러분도도전하세요 #취향검색

작성일 : 25.03.13 23:34

0

2

0

👉 본문을 50%이상을 읽으면 '여기까지다' 퀘스트가 완료됩니다(로그인 필수)

(이미지는 실제로 지원한 예비창업패키지의 접수증입니다.)

0.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사업계획서를 쓰는 내내 걱정한 게 있습니다.

‘이게 덜컥 되어 버리면 직장 생활하고 병행할 수 있을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셈인데,

설령 합격을 해 버리면 사업계획서에 쓰고 있는 이 황당한 소설에 책임을 어떻게 지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

아무튼 일단 되고 나서 고민합시다.

1. 제안서 100장도 쓰는데 15장 쯤이야…

현 직장에서 과제 제안서 쓰는 게 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정부 R&D 과제 제안서 써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이런 제안서는 못 해도 50장, 보통 100장 정도는 써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분량의 제안서를 쓰는 게 제 일인지라,

챗GPT 사용하면서 야근에 무리를 좀 하면 일주일 정도면 완성시키기도 합니다.

15장은 그냥 뚝딱하고 써 질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분량에 제한이 없으면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말 다 갖다 붙이면 되는데,

15장이라는 분량 제한 속에 꼭 필요한 말, 핵심만 뽑아서 쓰는 게 절대 쉽지가 않습니다.

어째어째 15장 꽉꽉 채워서 내기는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힘을 줘야 하는 부분과 힘을 빼야 하는 부분을 전략적으로 분별하지 못했고,

그냥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두서 없이 나열만 한 것 같습니다.

뭐가 핵심이고 뭐가 중요한지 아직 잘 정리가 안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2.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1등은 누구인가?

이번 사업계획서를 근본부터 수정하게 된 계기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브런치에서 본 글이었습니다.

'전 심사위원이 알려주는' 예/초창패 사업계획서 작성법

“시장 규모를 표현할 때에는 그 시장 내에서 가장 큰 경쟁자를 설정해야 한다.“

그냥 막연하게 커피 시장이 어떻고, 커피 시장 안에서 원두 시장의 규모는 얼마고 이 정도로만 생각을 했지,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의 경쟁자,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경쟁자가 누구인지는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냥 막연히 커피 원두 판매하는 플랫폼 정도로만 경쟁자라고 생각했는데, 1등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니,

쿠팡도, 네이버 스토어도, 마켓컬리도 이미 커피 원두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가 경쟁자를 잘 분석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잘 나가는 업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면서 접근을 하게 되니,

이미 잘 나가는 이커머스 플랫폼 대부분이 커피 원두를 판매하고 있고,

그들과의 경쟁에서 인지도를 쌓고 살아남는다는 자체가 정말로 모험이고 도전이라는 게 체감이 되었습니다.

그냥 15장 짜리 분량을 채우는 사업계획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 사업계획서는 돈을 벌기 위해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걸 몸으로 증명하는 것

사업계획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본 두 번째 계기는

예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동네 스페셜티 커피 판매점 사장님입니다.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동네 카페 사장님인줄로만 알았던 그 분은

예전에 모 홈쇼핑 본부장을 거쳐 상장 기업 대표이사까지 경험한 30년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종종 커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커피와 IT를 결합한 아이템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까, 혹시 창업 아이템 같은 거 조언이 필요하거나,

이름 빌릴 사람 필요하면 자기 이름 팔라면서 경력을 말씀해 주셨거든요. 정말 맞는 경력이더군요.

사업계획서에도 협업 파트너를 채워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예전에 사장님이 하셨던 말씀도 있고 해서 자문 같은 걸로 좀 써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습니다.

슬쩍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보여 드렸는데, 한번 훑어 보시더니 씩 웃으시고는

“이렇게 쓰실 줄 알았어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본인한테 사업계획서 봐 달라는 사람 열에 아홉은 이렇게 쓴다고…

그러면서 몇 가지 뼈 때리는 조언들을 해 주셨습니다.

목차대로 너무 차근차근 쓰지 말고, 처음부터 핵심을 딱 던져야 한다,

아무리 본문에 필요한 내용을 다 넣었더라도 심사위원이 그걸 찬찬히 다 읽지 않는다,

이 아이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카페를 돌아 다녔고, 바리스타들하고 어떤 이야기를 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아이템에 대해서 물어 봤는지 등등 몸으로 고생한 흔적을 집어 넣어야지,

머리로 생각한 것만 이야기하면 심사위원들은 소설 쓴다고밖에 생각 안 한다.

결론적으로 매출도 발생하지 않은 단계의 사업계획서는

내가 정말로 돈을 벌기 위해 몸으로 돌아다닐 마음가짐과 실행력이 있다는 걸

있는 힘을 다해 보여 줘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뼈 때리는 조언을 들은 시점이 제출 하루 전이라, 이미 작성한 내용을 다 바꾸는 건 리스크가 너무 컸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지 사장님이 조언한 내용을 담아 보려고 제출 하루 전 새벽까지 작업을 했습니다.

4. 정신과 시간의 방

저는 드래곤볼을 보면서 자란 세대고,

요즘도 유튜브에서 프리저편 다시 보기 같은 걸 종종 봅니다.

드래곤볼에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라는 장소가 나오는데,

여기서 보내는 일년의 시간은 바깥 세상에서는 겨우 하루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번 예비창업패키지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일주일 가량의 준비 기간이

저에게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었습니다.

렛플에서 처음 프로젝트를 개설한 후 올해 초까지 보낸 시간 동안 아이템만 생각하고,

사업과 시장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 보지를 않았는데, 이번 일주일은 시장, 사업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해 보는 계기였습니다.

물론 뭔가를 직접적으로 얻었다기 보다는, 이런 것도 생각할 수 있어야 정말로 생존을 할 수 있구나를 느낀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번 도전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뭔가를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겠지만,

이왕이면 팀원들을 비롯해 저에게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밥이라도 한 번 사려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취향이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단순한 커피 시장이 아니라, 취향 검색 시장의 문제를 찾고 해결해 보려는 고민,

커피 취향 말고도 다양한 취향으로 고민을 확장해 보려는 계획에 동참해 주세요.

사이드 프로젝트 ROMA 팀은 ‘커피 취향, 쉽고 깊고 넓게’ 비전에 동참하실 당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