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IT 산업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Salesforce, ServiceNow, Atlassian, Zoom 같은 기업들은 각각 CRM, ITSM, 협업, 화상회의라는 특정 영역에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을 혁신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SaaS 산업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바로 AI-Native SaaS, 즉 태생적으로 인공지능을 내재화한 서비스의 등장이다.
이는 단순히 기존 SaaS에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서비스의 아키텍처와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AI 중심으로 설계되는 형태를 의미한다.
AI-Native SaaS란, 서비스의 핵심 가치가 AI 알고리즘에 의해 구동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SaaS를 뜻한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데이터 중심성:
단순 기능 제공이 아니라,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하며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이끌어낸다.
- 자동화된 워크플로우:
사용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AI가 업무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한다.
- 맞춤형 경험 제공:
범용 SaaS가 아닌, 각 사용자·조직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 지속적 학습 구조:
SaaS의 운영이 곧 AI 모델의 학습 과정이 되어, 서비스 자체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한다.
과거 SaaS는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tool)였다.
예컨대 Salesforce는 CRM이라는 한정된 기능을 온라인화했을 뿐, 실제 업무 실행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다.
반면 AI-Native SaaS는 사용자가 문제를 제시하면, 서비스 자체가 솔루션을 찾아내고 실행한다.
즉, ‘도구 중심 SaaS’에서 ‘에이전트 중심 SaaS’로의 진화라 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는 수많은 AI-Native SaaS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다음과 같다.
- Jasper AI: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SaaS. 기존 CMS와 달리 콘텐츠 제작 자체를 자동화.
- Glean:
기업용 검색과 지식 관리를 AI 기반으로 자동화, "AI 검색 SaaS"로 급성장.
- Deel + AI:
글로벌 인사·급여 SaaS에서 AI 기반 자동 계약·세금 처리 기능 도입.
- Notion AI:
협업 SaaS에 AI 기능을 본격 내장, 단순 문서 작성 툴에서 AI 생산성 허브로 확장.
이들 기업은 단순히 기능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서비스 자체가 AI와 분리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AI-Native SaaS가 “제2의 Salesforce”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보편적 문제 해결: 특정 니치 시장을 넘어 전 세계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AI의 성능이 개선되는 구조.
플랫폼 확장성: API와 생태계를 열어두어 다른 서비스가 얹힐 수 있는 구조.
신뢰성 및 윤리적 AI: 기업용 SaaS에서 필수적인 요소. 신뢰할 수 없는 AI는 확산될 수 없다.
아시아 시장은 AI-Native SaaS의 기회의 땅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상대적으로 SaaS 보급률이 낮아, 곧장 AI 중심 SaaS로 점프할 가능성이 크다.
언어·문화 특화 AI SaaS에 대한 수요가 높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SaaS 기업과 협업·경쟁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B2B SaaS 기업들이 AI를 본격 내재화한다면, 동남아·일본·중국까지 연결되는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AI-Native SaaS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SaaS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앞으로 10년 내에 새로운 글로벌 리더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Salesforce가 2000년대 초반 CRM 시장을 혁신했듯,
지금의 Jasper, Glean, Notion 같은 기업들이 차세대 주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아시아의 AI-Native SaaS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