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개발 능력이 전무한 사람이 IT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에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읽는 이에 따라 다른 업계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 생각한다.)
간혹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을 거다.
"와! 이 아이디어는 진짜 대박이야!
이건 무조건 성공할 거야.
바로 시작해야겠어!"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은 '몽상가적 창업가'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동지나 재력이 없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그 아이디어를 접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왜 '다행'인지는 본문에)
다만, 여기서 같이 일할 동료가 있는 경우가 문제이다.
같이 할 사람이 생기면 용기가 샘솟고 곧 모든 것이 내 것이 될 것처럼 바로 그 '불구덩이'로 뛰어든다.
그리고 여기서 더한 경우는, 같이 할 동료가 개발자로 직접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경우이다. (즉, 엔지니어 또는 전문가)
이런 경우, 당장 뭐라도 대단한 것이 나올양 환상에 젖어 바로 회사를 떼려치우고,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무실을 계약하고 그렇게 '창업'이란 것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건 정말 '그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일 뿐이다.
나의 경우 세 번째 케이스였으며 같은 실패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나는 이제 막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퍼져나가고 있던 2012년 2월, 중고등학교 친구 둘과 함께 각각 마케팅, 개발, 디자인에서 나름의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 이들이 의기투합해 IT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본 글의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었겠다시피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한 체 팀이 해산되는 경험을 가져야만 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왜 절대 회사를 먼저 꾸리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 말부터 다시 한번 정확히 전하며 가려 한다.
"절대 처음부터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오지 마라."
창업은, 특히나 IT 창업은, 그리고 여기에 가족이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사업, 즉 창업의 목적이자 결과물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 고려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을 한 경우, 더욱이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의 창업은 그저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확률이 감히 99.9%라고 하겠다. 아니 100%다.
설사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런칭되어 돌아간다고 하여도 창업이라는 긴 여정의 실제인 운영, 즉 전체의 90%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과정을 뚫고 나아가기엔 앞으로 있을 너무나도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설사 운영이 시작되었더라도 투자라는 덫의 늪에 빠져, 최초 대부분의 사람들이 창업의 시점에서 꿈꾸었을 '자유로운 삶으로의 여정' 또는 '자아실현'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체 하루하루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체 인생을 갉아먹게 될 가능성이 매우 다분하다.
자 어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떠오른 생각을 실행에 옮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제부터 좀 더 현실적인 실현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하겠다.
우선 아이디어가 있고 이를 실현하고 싶은 경우의 방법론이다.
창업은 머릿속에서 지워라. 투자도 머릿속에서 지워라.
실체도 없고 개발 능력도 없는 당신에게 돈을 넣어줄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그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만 먼저 집중해라.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이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지?"
여기에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돈을 내고 만든다. (개발자 or 개발업체)
2. 내가 개발을 직접 배워 만든다.
시간 리소스로 보았을 때 1번 방안이 더 빠를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돈이 든다. 아마도 최소 1~2천만 원은 예상해야 할 것이다.
2번을 하자니 엄두가 안 난다. 더군다나 당신이 문과생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 여기에도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시간이 걸리는 걸 알지만 그래도 배워 만든다.
2. 팀을 꾸려 만든다.
아마 이미 감이 왔을 것이다. 1번은 버려라.
당신이 직접 배워 만드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서비스가 완성되어 출시되었다고 한들, 이를 유지 운영하는데 필요한 리소스를 당신의 짧은 경력으로 절대 감당할 수 없다. 또한, 될만한 서비스라면 이미 다른 능력자가 순식간에 만들어 당신이 투자한 지난 시간을 깡그리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 다시 돌아가 당신이 IT 지식이 전무한데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는 방안인 2번, 즉 팀을 꾸려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자. 이제 우리는 창업이라는 전체 여정의 시작인 서비스 런칭에서도 그 런칭을 위한 개발 작업을 위한 첫 단계에 와있다.
아마 잘 감이 안 올 것이다. 그래도 알길 원한다면 일단 읽고 보길 바란다.
"지금 여기까지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 0, 즉 제로이다."
어떤가 조금 허무한가?
자 이제 결정할 때이다. 그만 둘 것이가, 나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볼 것인가.
지금부터는 조금 더 들어보기로 한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이제 당신은 팀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 팀의 구성은 어떤가?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당신은 아직도 멀었다.
결론부터 얘기하겠다. 다 필요 없고 개발자다.(즉, 엔지니어 또는 전문가). 그러니 단 한 명의 개발자를 찾아 함께 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라.
어떻게?
개발자를 찾는 방법은 지금 같이 다양하고 호의적일 때가 없었다. 그러니 다양한 루트를 통해 찾아보길 바란다. 나의 경우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창이었다.
여기서부터가 당신의 진짜 창의력을 발휘할 때인 만큼 더 이상의 첨언은 하지 않겠다 (창업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단!
당신이 이미 다양한 팀 경험,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설사 개발자 지인 또는 친구가 있더라도 함께 창업하지 말아라. 불특정 다수 속에서 당신의 아이디어와 비전에 동한 사람과 함께 해라.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과 함께 하여 나온 결과가 진짜이다.
구인을 위한 채널이 정해졌는가?
이제부터는 그들을 설득하여 팀원으로 꼬셔야 할 차례이다. 돈도 안 주는데 이게 가능할까?
다시 한번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문과생인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모든 업무의 기본 툴인 문서를 만들어라.
이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인지, 무엇을 위함인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는지, 어떤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지, 차별점은 무엇인지 등 당신이 그 아이디어에 빠져있는 이유를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풀어 설명하라.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당신의 문서는 간결하고 임팩트 있어야 한다.
이제는 '문서'라는 툴에 나름의 경험이 있을 당신이 지난 자신의 경험들과 새로운 공부를 통해 이에 대한 창의력을 발휘해보길 바란다.
나의 경우, 실제 만들어질 서비스의 형태를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구현하여 보여주고자 카카오에서 만든 오픈 프로토타이핑 툴인 오븐앱(https://ovenapp.io/)을 통해 서비스 형태를 구현하였고, 지원자 접수를 위해 구글 양식으로(https://docs.google.com/forms) 전체 링크를 만들어 각 구인 채널에 공유하였다.
이렇게 해서 당신의 아이디어와 문서가 임팩트 있고 채널이 적절했다면 곧 당신의 구글 양식에 하나하나 채워져가는 개발자들의 지원 리스트를 보게 될 것이다.
이제 당신은 지원자들을 컨택하여 대화를 나누어보고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과 함께 하길 약속하면 된다.
여기까지가 팀 구성을 위한 작업들이 되겠고 이제부터는 서비스 구현의 단계이다.
여기부터는 모든 팀이 각기 모두 다르기에 당신의 팀에 대해서는 나도 알 수 없는 만큼 그저 잘 해나가길 응원한다는 말로 마무리하겠다.
아무 조건 없이 비전 하나만으로 안면 없는 누군가와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환상적이고 꿈만 같은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그렇게 만들어진 팀과 결과물은 그 어느 것보다 순수하다.
그리고 결국의 모든 것인, 팀의 결속, 즉 팀워크는 전적으로 리더의 리더십에 따른다는 것을, 그리고 그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인성과 뚝심이라는 것을 당신은 이 긴 창업의 과정 속에서 더욱 명확히 알고 배우게 될 것이다.
창업이란 더욱 성숙한 내가 되어가기 위한 여정이자 성숙한 성인으로 발돋움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감히 말을 남기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다.
한때 뜨거운 꿈에 매몰되어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쓰디쓴 술잔을 기울였지만 종국엔 더 단단해져 창업을 넘어 인생의 참 의미를 배우는 소중한 기회를 얻은 창업, 그리고 인생의 선배로서
꿈꾸는 자에게 희망을 그리고 힘을
이란 말로 본 게시글을 마무리한다.
창업이라는 '자기실현'이라는 인생의 긴 여정에서 새로운 당신으로 다시 한번 태어나는 경험을 얻길 바라며 행운을 빈다.
[필자의 게시글 원문 https://blog.naver.com/dreamsurfer_ds/22243285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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